안녕하세요. 소수서원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은 1542년 풍기군수 주세붕 선생이 고려 말 중국에서 최초로 성리학을 도입한 회헌 안향 선생을 기리고 제사 지내기 위해 사당을 짓고, 이듬해 유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백운동 서원을 창건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소수서원이란 이름은 풍기군수로 부임한 이황선생이 백운동 서원의 사액을 청하는 상소를 올려 1550년 명종 임금으로부터 ‘이을 소(紹), 닦을 수(修)’, ‘학문을 다시 일으키라’는 뜻의 ‘소수서원’이라는 친필 편액을 받으면서 쓰게 되었습니다.
사액이란 왕으로부터 서원의 현판을 하사받는 것을 말하는데, ‘소수서원’은 명종 임금께서 친필로 쓴 현판을 내린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 서원이자 국가가 공인한 최초의 사립교육기관입니다.
소수서원의 내부는 교육을 위한 강학공간과 제사를 모시는 제향공간, 그리고 자연과 더불어 휴식을 취하는 유식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학공간에는 강학당을 중심으로 지락재, 학구재, 일신재, 직방재, 장서각 등이 있으며 제향공간으로는 문성공묘, 전사청, 영정각, 성생단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경렴정, 탁청지, 취한대, 학자수림 등과 같은 유식공간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조선시대 성리학 교육의 산실, 소수서원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절 입구에 세워두는 당간지주입니다.
절에서 법회나 행사가 열릴 때면 ‘당’이라 불리는 깃발을 세워 알리는데요, 깃발을 걸어두는 긴 장대를 ‘당간’이라 하고 당간을 받쳐 세우는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합니다.

유학을 가르치는 서원 경내에 이렇게 불교 유물이 있는 이유는 이곳이 원래는 신라시대 때 세워져 조선 세조 때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는 ‘숙수사’라는 큰 절이 있던 터이기 때문입니다.

숙수사는 우리나라에 처음 성리학을 들여온 안향 선생이 어린 시절 공부를 하던 곳으로, 안향 선생은 이곳에서 수학하여 18세에 과거에 급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주세붕 선생은 안향 선생의 뜻과 학문을 기리기 위해 이곳   숙수사터에 사묘를 만들고 서원을 세웠다고 합니다.
신라시대 때 만들어진 이 당간지주는 현재 보물 제59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소수서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수백 그루의 울창한 소나무 숲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소나무들은 1654년 경내에 심었던 1000그루의 소나무 가운데 오랜 세월을 거쳐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나무들로, 소수서원에서 공부하는 유생들이 소나무처럼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선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학자수’라고 불렀습니다.
곧게 뻗어 자란 소나무 숲길 끝에는 ‘소혼대’라는 작은 언덕이 있습니다. ‘소혼’이란 ‘넋이 빠진다‘는 뜻으로, 서원을 방문했다 돌아가는 사람들과 작별하던 장소이자 유생들의 쉼터였던 곳입니다.

죽계천 건너편을 보시면 붉은색으로 공경할 ‘경(敬)’자가 새겨진 바위가 있습니다. ‘경’이란 성리학에서 ‘마음을 집중하여 흐트러짐이 없다’는 뜻이 담긴 선비의 덕목으로, 유생들이 공경과 근신의 자세로 학문에 집중하고 또한 회헌 안향 선생을 공경하고 기리는 마음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백운동 서원을 건립한 주세붕 선생이 새긴 것입니다.
‘경’자 바위 옆에는 소나무에 둘러싸여 있는 정자가 한 채 서 있습니다. 이 정자는 이황 선생이 죽계천 건너편 우뚝 솟은 바위 위에 평평한 대를 만들고 주변에는 잣나무와 소나무, 대나무를 심어 ‘취한대’라고 이름 붙인 것을 본 받아, 1986년에 건립한 것 입니다. ‘취한대’ 란 소수서원을 둘러싼 연화산의 푸른 산기슭과 죽계의 맑고 시원한 물빛에 취해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뜻을 담아 지은 이름입니다.

서원으로 들어가기 전 문 앞에는 ‘경렴정’이라는 작은 정자가 있습니다. 죽계천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경렴정은 주세붕 선생이 지은 정자로, 중국 북송시대의 유학자 염계 주돈이를 기리는 뜻에서 호에서 ‘염’ 자를 따고 높일 ‘경’ 자를 붙여 경렴정으로 불렀습니다. 경렴정의 해서(글씨를 정자로 바르게 쓴 서체)로 쓴 현판은 퇴계 이황 선생의 글씨이며, 초서(곡선 위주로 흘려 쓴 서체)로 쓴 현판은 조선 3대 초성(草聖)으로 불리는 고산 황기로 선생이 쓴 글씨입니다. 경렴정은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회를 열어 풍류를 즐기고 학문을 논하던 곳으로 내부에는 이황 선생과 주세붕 선생을 비롯해 당대 여러 문인들이 경렴정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한 시판이 걸려있습니다.

성생단이란 매년 음력 3월과 9월 제사를 드리기 전 제물로 쓸 짐승의 상태가 적합한지 판단했던 곳입니다. 제관들이 제물을 성생단 위에 올려놓고 살이 쪘는지 병에 걸린 건 아닌지 혹은 흠집은 없는지를 살핀 후 제물로서 적절한지를 검토했습니다. 제물로는 임금이나 하늘에 드리는 제사의 경우 소나 양을 바쳤으며 그 외 성현들에게는 돼지를 바쳤습니다. 서원에서 성생단은 대개 제사를 모시는 사당 근처에 있지만 소수서원은 독특하게도 이렇게 입구에 위치해 있습니다.
성생단 옆에 있는 지도문은 서원으로 들어가는 출입구입니다. ‘지도’란 표적을 향해 활을 쏘듯 도를 향해 뜻을 세우고 나아감을 이르는 뜻인데요. 그럼 지도문으로 들어가 뜻을 세우고 학문에 정진했던 유생들의 배움의 공간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원의 중심이 되는 강학당은 유생들이 강의를 듣던 곳으로 소수서원에서 가장 큰 건물입니다. 강학당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기둥은 배흘림 양식이며 건물 사방으로 툇마루가 둘러져 있습니다.
또한 서원의 입구인 지도문에서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남쪽 기단에 계단을 설치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서원은 대부분 중국의 영향으로 학교인 강학공간을 앞쪽에 두고 제사를 지내는 공간을 뒤쪽에 두는 ‘전학후묘’로 건물을 배치하는데, 소수서원의 경우 학교를 동쪽에 두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을 서쪽 영귀봉 아래 명당 터에 두는 ‘동학서묘‘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학당 입구에는 ‘백운동’ 편액이 걸려있으며 내부에는 명종 임금이 직접 쓴 소수서원 편액을 비롯해 향사의 순서와 역할을 정하는 ‘집사분정’과 백운동 서원 당시 관아에서 발급받았던 ‘입안’ 등이 현판으로 걸려있습니다.
이 가운데 서원 규칙의 기초가 된 중국의 ‘백록동서원 원규’와 유학자가 갖춰야 할 덕목과 행동지침인 ‘경재잠’과 ‘숙흥야매잠’은 매일 아침 유생들이 강학당에서 차례로 읽었던 잠언입니다.
서원이 처음 건립된 1543년부터 1888년까지 345년에 걸쳐 이곳 강학당에서 수학하여 배출된 인재는 무려 4,000여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소수서원은 성리학의 보급과 실천을 통해 이상 사회를 구현하고자 했던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공간이자 인재 양성의 요람이었습니다.

소수서원의 강학공간은 지락재, 학구재, 일신재, 직방재, 강학당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804년 소수서원 원장이었던 성언근 선생이 쓴 <일신재기>에 따르면 낮은 단계에서부터 배워 올라가 높은 단계에 도달하는 ‘하학상달’의 차례에 따라 건물의 이름이 붙여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본인이 거처하고 있는 방의 이름을 보고 위로 향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한 학문의 단계가 올라감에 따라 건물의 규모와 기단의 차이를 두어 구별하고 있습니다.

지락재와 학구재는 각각 정면 3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의 건물로, 두 건물은 ’ㄱ‘ 자 형태로 자리하고 있는데요. 서원에 처음 입학한 유생들이 기거하며 공부하던 기숙사입니다.
지락재는 ‘지극한 즐거움은 독서만 한 것이 없다’라는 구양수의 말에서 따왔는데요. 맨 처음 입학한 학생이 공부하던 장소로, 높은 곳을 우러러보는 공간이라고 하여 앙고재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대개 학자의 공부는 마땅히 독서를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지락재가 맨 아래에 있다”라고 했으며, 실제 기단의 높이도 1단으로 가장 낮게 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구재란 ‘학구성현’의 줄임말로서 독서를 열심히 하여 성현과 같이 되기 위한 학문을 하기 때문에 학구재가 지락재 왼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1677년 지락재 북쪽에 동몽재를 창건하였는데 여러 해 방치되면서 무너지자 1730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짓고 학구재라 이름하였습니다.

일신재와 직방재는 건물이 하나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로, 편액으로 서로 구분합니다. 앞면 6칸 옆면 1칸 반 크기의 기와지붕 건물로, 중앙에 2칸 크기의 마루가 있고 양쪽에 각각 2칸 크기의 방이 있습니다.
직방재는 건물을 바라볼 때 건물 중앙에서 왼쪽, 일신재는 오른쪽입니다.
일신재는 원래 직방재 옆에 딸린 작은 서재로, 신방(新房)이라 불렸는데요, 순조 5년인 1805년에 건물을 다시 지으면서 3칸으로 확장하고 일신재란 이름을 붙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3칸 중 1칸은 서원의 임원이 사용하였으며, 나머지는 원생이 기거하던 곳입니다.
일신재의 ‘일신’은 『대학』의 ‘인격 도야가 나날이 새로워져라(日日新又日新).’라는 문장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성현과 같이 될 수 있도록 학문을 열심히 하여 그 덕을 새롭게 하기 때문에 일신재가 학구재 오른쪽에 있습니다.
직방재의 ‘직방’은 『주역』의 ‘깨어 있음으로써 마음을 곧게 하고 바른 도리로서 행동을 가지런하게 한다.’는 문장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날마다 덕을 새롭게 하여 경(敬)과 의(義)로 내면과 외면을 수양하면 군자의 도가 크게 완성되는데, 이것이 이른바 주역에서 말하는 직방대(直方大)입니다.
직방대가 된 뒤에 편안한 집에 넓게 거처하면서 천하의 교화를 밝힐 수 있기 때문에 강학당이 직방재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장서각은 서원에서 출판한 판각들과 여러 서적을 보관하는 곳으로 오늘날의 도서관입니다.
장서각은 정면 2칸 측면 1칸의 간소한 맞배지붕 건물로 정면에는 칸마다 판문이 있으며 내부에는 공간의 특성상 습기를 방지하기 위해 바닥은 마루 형태이며 환기구와 살창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장서각에는 임금이 직접 지어 하사한 내사본을 비롯해 3000여권의 장서가 보관되어 있었는데요, 현재 이 서적들은 모두 소수박물관 수장고에 있으며 그중 일부가 박물관 및 사료관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문성공묘는 소수서원에 있는 사당으로, 1543년 문성공 안향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1544년 고려시대 문신인 문정공 안축 선생과 문경공 안보 선생의 위패를, 그리고 1633년 이 서원을 건립한 조선시대 문신인 문민공 주세붕 선생의 위패를 추가로 모시고 오늘날까지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보통 사당의 이름 끝에는 ‘사’자를 붙입니다.
그러나 문성공묘는 고려 말 중국으로부터 주자학을 최초로 도입하여 동방주자학의 시조이자 안자로 추앙받는 안향 선생을 모시는 곳으로 ‘사’보다 더 중요한 공간임을 뜻하는 ‘묘’를 붙여 부르고 있습니다.  
제향의 대상이 공자가 아닌 우리나라의 선현을 모시는 전통은 소수서원에서   시작되었으며, 주세붕 선생이 쓴 제향의식과 절차를 기록한 문서가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독특한 점은 제향을 드릴 때 ‘도동곡’이라는 노래를 부른다는 것입니다.
도동곡은 중국의 성현과 도학을 칭송하고, 안향 선생이 중국의 도학 즉 성리학을 우리나라에 도입하여 널리 전파한 것을 찬양하기 위해 주세붕 선생이 만든 경기체가 형식의 노래입니다.
향사에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다른 서원에는 없는 소수서원 만의 유일한 전통으로 이는 소수서원이 성리학의 연원임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매년 음력 3월과 9월 초정일에 문성공묘에서 제향을 지내는 전통은 오늘날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정각은 소수서원에 있는 성현들의 영정을 모시기 위해 1975년에 지어진 건물로 안향 선생과 주세붕 선생을 비롯해 중국 송나라 때 성리학을 집대성한 주희 선생과 조선시대 재상을 지낸 한음 이덕형 선생, 오리 이원익 선생 그리고 미수 허목 선생까지 여섯 분의 영정이 봉안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안향 선생의 초상화는 국보 제111호로, 주세붕 선생의 초상화는 보물 제71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소수박물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전사청이란 제물이나 제기와 같은 제향에 필요한 물건들을 보관하고 제사 음식을 만드는 공간입니다.
전사청은 정면 3칸 측면 1칸의 건물로, 2칸은 마루방이며 나머지 1칸은 온돌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향이 있을 때 집사들이 제물을 장만하고 보관하기 편하도록 문성공묘 뒤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소수서원의 유림들이 제향을 준비하기 위해 이곳 전사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도서관인 장서각 앞에 있는 이 돌기둥은 정료대입니다.
정료대는 돌로 된 받침기둥 위에 돌을 얹어 만든 조명시설로 돌 위에 관솔을 피워 서원을 밝혔습니다.
관솔이란 송진이 많이 묻어있는 나뭇가지인데요, 관솔에 불을 붙여 등불을 대신하였습니다.
옆쪽에 있는 관세대는 사당을 참배하기 전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대야를 올려놓았던 받침돌입니다.  

고직사는 서원 관리인이 머무는 거처입니다. 서원 내 다른 건물들과는 달리  고직사는 민가 형식으로 지어졌는데요.
서원 관리인들은 이곳에 살면서 제향에 필요한 제수품을 준비하고 교수와 유생들의 숙식을 챙겨주는 등 서원의 살림을 맡아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서원 내부에는 교수와 유생 이외의 사람은 누구도 기거할 수 없는 것이 관례로, 다른 서원들의 경우 대개 고직사를 서원 바깥에 두었는데요.
소수서원에서는 이렇게 경내에 고직사를 두고 담장을 쳐서 다른 공간과 구분지었습니다.  

사료관은 소수서원의 소장 유물을 전시하기 위해 1982년에 지어진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백운동서원을 건립하여 소수서원으로 사액을 받은 후부터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소수서원의 역사를 비롯해 강학과 제향의 기능, 배향인물 등에 대해 패널과 전시유물을 통해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사료관에 전시되고 있는 유물은 대부분 고서이며, 대표적으로 백운동서원을 건립하고 관련 기록을 수집해 놓은 주세붕 선생의 『죽계지』, 소수서원에 입학한 선비들의 명단인 『입원록』과 소수서원을 운영한 원장들의 명단을 수록한 『임사록』, 소수서원을 방문한 선비들의 명단인 『심원록』 등이 있습니다.
또한 소수서원에서 배출한 선비들의 문집을 모아서 전시하고 있는데요. 정탁 선생의 『약포선생문집』, 권문해 선생의 『초간선생문집』, 김성일 선생의 『학봉선생문집』, 김륭 선생의 『물암선생문집』 등을 통해 소수서원과 조선시대 유교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탁청지는 1614년 당시 풍기군수였던 이준 선생의 명에 따라 소수서원 원장인 곽진이 만든 인공연못입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백운동 서원 동쪽 뜰 모퉁이에 작은 서재를 짓고, 서재 아래에 대를 쌓고 대 아래에 연못을 팠다’ 라고 되어 있는데, 여기서 작은 서재란 유생들의 거처인 지락재이며, 이때 만들어진 대와 팠던 연못이 바로 앙고대와 탁청지입니다. 탁청지는 ‘맑은 물에 씻어 스스로 깨끗해지는 연못’이란 뜻으로 소수서원 안에 있는 또 하나의 작은 죽계천이라 할 수 있는데요. 2001년도에 영주시에서 발굴 조사하여 이렇게 아름다운 옛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소수서원이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원래 신라시대에 지어진 숙수사 터입니다. 서원 입구에 있는 당간지주를 비롯해 충효교육관 앞 화단에는 당시 숙수사 건물의 기단석과 석탑재, 석등재, 소맷돌, 장대석 등 다양한 석조물이 남아 있으며, 광배와 대좌의 상대석, 하대석 등이 출토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숙수사 건물에 쓰였던 석재가 지락재와 학구재 등 소수서원의 건물을 지을 때 기단석과 디딤돌 등으로 다시 사용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출토된 유적과 유물을 볼 때 당시 숙수사가 꽤 큰 규모의 절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1953년에 여래상, 보살상, 반가상 등 다양한 종류의 금동불상 27구가 출토되었는데요, 불상의 형태를 통해 숙수사는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번창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옛 사찰터에 서원을 세우면서 불교문화를 배척하지 않고 포용한 소수서원은 오늘날 성리학의 전당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이것으로 소수서원의 관람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