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장(소천장)
조회수 1544회
영주시 및 풍기읍에서 약 20㎞(50리)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부석5일장은 예전엔 규모가 커서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다고 한다. 현재는 규모는 작으나 아직까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면면히 열리고 있다.
1일과 6일, 장날이 되면 이른 아침 시골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마을 어르신들이 조그마한 보따리를 앞세워 길을 나선다.
산나물, 산약초, 정성껏 담은 농산물(고추, 콩, 참깨 등)을 장터 한 쪽에 펼친다.
이곳에서는 저 멀리서 물씬 풍겨오는 순대 내음이 막걸리 한 잔 생각게 하기도 하고, 우리네 조상들의 옛 모습을 살펴 볼 수도 있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이웃 간의 이야기가 꽃을 피우는 정담의 장소가 되어주기도 한다.
우리네 정서가 흐르는 삶 터, 부석5일장으로 떠나보자.
녹색장터, 부석장으로 드는 길
새벽부터 분주한 모습으로 장터는 왁자지껄, 장돌뱅이 상인들의 터 잡기에서 장날임을 알 수 있다. 매월 1일과 6일에는 조용하던 마을이 시끌벅적해진다.
삶의 터전이자 점차 사라져가는 전통시장들 속에서 전통 5일장의 명맥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는 부석장의 모습을 만나본다.
천원의 행복
주머니는 빠듯해도 손자 사랑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게 고향의 정이듯, 삶의 향기 가득한 시골 장터에는 우리 삶이 고스란히 그리고 생생하게 펼쳐진다.
재촉에 못 이겨 손에 쥐어준 천원은 아이들에게 세상 모든 행복을 쥐어 준 듯 하고, 모처럼 만난 친구와 소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한가로움은 사는 재미를 일러준다.
나름의 편리함을 주는 대형마트와 달리 시골 장터에는 에누리가 있다. 덤도, 떨이도, 재미있는 흥정도 있다. 흥정은 단순히 물건 값을 두고 하는 게 아니라 소통의 한 방식이자 오가는 정이다.
단돈 천원으로 행복을, 훈훈한 인심과 정은 덤!
믿을 수 없다면, 매 1, 5일이 되기만을 기다려보자.
웃음도 팝니다
이곳저곳에서 장꾼들의 삶의 소리가 가득하다. 고유의 전통과 훈훈한 인심이 있는 장터에서 끊이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얼굴 한 가득, 미소!
여느 시골의 한적한 장터와 다를 바 없지만, 좌판을 벌이는 장꾼들의 입가에도, 흥정을 하는 객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정겨움 가득하니 얼굴 찌푸릴 일이 없다는 것!
물건과 함께 파는 웃음은 강한 바이러스가 있어 사는 이들에게도 금세 퍼지고 만다.
흥겨움과 정겨움, 웃음이 가득해 장터의 정취를 더하는 이곳에서 건강한 참 살이를 느낄 수 있다.
여기가 진짜 사람 사는 세상
'자~ 좀 더 가져가서 잡숴~'
부석장터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하다.
사실 이곳 어르신들이 가져 나온 물건들은 판매를 목적으로 하기 보다는 자식들을 먹이기 위해 정성을 다해 손수 재배하고 채취하고 만든 농·특산물이다.
이것들은 모두 외형이 화려하진 않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정성과 사랑, 특히 푸근한 시골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다.
할머니들이 당신들 텃밭에서 애지중지 아끼고 가꾼 배추 몇 포기, 열무 몇 단을 놓고 살아가는 이야기꽃을 피우는 풍경을 보기만 해도 마음 따뜻해진다.
일상 속에서 무심히 스쳐 지나갈 수 있는 물건 앞에서도 요즘 사회적 문제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대형마트와 조금은 다른 그래서 어쩌면 따뜻한 마음까지 드는 건 아마도 그것들에 대한 삶의 그릇이 우리들 마음속엔 모두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새소리, 바람소리, 꽃향기 그윽한 쉼터
장터 입구에 자리한 쉼터 공원.
시골장터의 예스러운 전통과 현대적인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은 새소리, 바람소리, 꽃향기가 그윽한 쉼터로,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고, 피로를 풀어주기에 좋아 건강 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자연을 벗하며 기대어 살아간다는 것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아가는 요즘.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편안히 쉴 수 있는 사랑이 넘치는 쉼터공원에서 건강도, 활력도, 추억도 재충전해 보는 건 어떨까.